글 / 부천 정율사관학원 김후엽 부원장 (약술형논술 수학 담당)
약술형논술 상담할 때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가천대랑 국민대 중 어디를 지원해야 해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늘 비슷합니다.
“쉬운 대학은 없습니다. 대신 좀 더 맞는 대학은 있습니다.”
지난해(2026학년도) 국민대가 수시에 약술형논술을 도입하면서 약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에는 가천대와 국민대, 두 대학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대학의 약술형논술 전형은 EBS 연계교재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내신 3〜6등급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두 대학의 논술고사를 비슷한 시험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논술고사 기출문제를 분석하면 두 대학은 학생에게 요구하는 능력 자체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지난 글에서 가천대 약술형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유난히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를 분석했는데요. 이 글을 보고 오면 아래 내용을 이해하기 좀 더 쉬울 거예요.
가천대와 국민대, 무엇을 평가하려는 걸까?
먼저 두 대학이 논술가이드북을 통해 공지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약술형논술 특징과 논술고사 출제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두 대학 모두 ‘학교 수업과 EBS 수능연계교재를 충실히 공부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출제 범위도 국민대 자연계 수학에 미적분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아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래서 논술고사도 ‘비슷한 시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슷할까요?
현장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전하면, 학생에 따라 두 대학의 논술고사 난이도는 제법 크게 갈립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왜 그런지 감이 올 겁니다.


이미지에서 ‘답안지 형식’을 봐주세요. 가천대는 ‘노트형 답안지 형식’이라고 되어 있죠. 반면, 국민대는 ‘국어는 단답형 또는 단문형 서술, 수학은 단답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답안지 형식에는 대학이 원하는 학생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죠.
가천대 수학은 ‘답’보다 ‘생각 과정’에 가깝다
지난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가천대 수학 문제를 보면 대부분 문항 마지막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구하는 과정을 서술하시오.”
이 문장만 보면 수학 문제의 풀이 과정을 자세히 적으라는 것 같죠? 그런데, 그렇게 적으라는 게 아닙니다. 실제 답안지를 보면 문제 풀이 전체를 적을 만큼 넓지 않죠.
문제 자체만 보면 어떻게 답을 적으라는 건지 유추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가천대 약술형논술 논술고사 수학 문제 해설을 보면 답지에 뭘 적어야 하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한 문제당 10점이 배정되는데, 몇 개의 포인트에 점수가 나누어져 있죠. 포인트가 답지에 적혀 있으면 해당 점수를 얻는 구조입니다. 이게 바로 가천대 수학 문제의 부분점수 시스템이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는 문제에 어떤 걸 답지에 적으라는 지시가 없다는 점이에요. 채점할 때는 포인트별로 점수를 주고요.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점수의 구조입니다. 부분점수 중 마지막 항목이 문제의 정답인데, 보통 다른 포인트에 비해 배점이 적습니다.
그래서 가천대 수학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문제를 읽고 어떤 조건이 중요한지, 어떤 개념이 핵심인지, 어떤 내용을 답안지에 남겨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가천대 수학을 설명할 때 ‘추론형 평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죠. 답을 찾는 것보다 문제를 해석하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니까요.
국민대 수학은 정확성이 중요하다
그럼 국민대 수학 문제는 어떨까요?
국민대 논술가이드북에는 수학이 ‘단답형’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실제 기출문제를 봐도 여러 개의 소문항에 정답을 기입하는 구조가 많습니다. 물론 문제 자체는 쉽지 않고, 자연계열은 미적분도 포함되어 있으니 더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 방식은 가천대와 뚜렷한 차이가 있죠.


가천대 수학 문제는 ‘이 문제는 무엇을 묻고 있는가’, ‘무엇이 중요한가’를 묻는 느낌이라면, 국민대 수학 문제는 ‘정확하게 계산해 정답을 도출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수학 실력이 비슷한 학생이라도 공부스타일에 따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대학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더 큰 차이는 국어에 있다
국어는 어떨까요? 가천대와 국민대 논술고사 국어 문제도 제법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히려 수학보다 더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도 있죠.
가천대 국어는 제시문 속 정보를 찾아 답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아래 실제 기출문제처럼요.
반면 국민대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 답하는 형태뿐만 아니라 30자 내외의 단문형 서술을 요구하는 문항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거죠. 이거 생각보다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국민대는 국어에서도 어느 정도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최저에도 대학의 성격이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수능최저입니다. 가천대와 국민대처럼 약술형논술 전형에 수능최저가 있으면 “내가 이 최저를 맞출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많은 약술형논술 준비생들이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해 탈락하거든요.
가천대 수능최저는 ‘1개 영역 3등급 이내’이고, 국민대 수능최저는 ‘2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입니다.
두 대학이 수능최저 기준을 통해 학생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이겁니다. 가천대는 “수능 공부를 끝까지 놓지 마라”에 가깝고, 국민대는 “기본적인 수능 경쟁력은 갖추고 와라”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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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천대와 국민대 중 어느 대학 논술에 유리할까?
결론을 만들어볼까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나는 어느 대학 약술형논술에 더 유리한데?”일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수학 문제를 기준으로, 지금부터 약술형논술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입니다. 가천대는 문제를 해석하고 핵심을 찾아내는 학생에게 유리합니다. 국민대는 수학 계산과 정답 도출 능력이 강한 학생에게 유리합니다.
모의고사에서 수학 점수가 높다면 국민대에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 점수가 그렇게 우수한 건 아니지만 문제를 파고들고 분석하는 성향이 있다면 가천대에 더 맞을 수 있죠.
물론 두 대학 모두 기본적인 수학 실력이 중요합니다. 다만 같은 수학 3〜4등급 학생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천 정율사관학원 김후엽 부원장이었습니다.



